주말까지 하루 남은 오늘. 토요일이나 일요일 아침 느즈막이 일어나, 브런치로 무언가 특별한 느낌을 주는 음식을 해 먹고 싶다면, 따뜻한 스프를 추천한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토마토 스프를 소개하려 한다. 늘상 먹는 음식이 아니면서도 낯설지 않은 맛이고, 만드는 법도 그리 복잡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또, 요즘처럼 추운 날에 가벼운 감기를 앓고 있다면 몸을 따뜻히 데우고 기운을 되찾는 데도 제격이다. 

 

  토마토 스프의 장점은 부엌에 흔히 있는 재료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엔 토마토, 감자, 양파, 이렇게 세 재료는 떨어지면 즉시 사서 채워놓기 때문에 아침거리로 해 먹을 게 없을 때 이 레시피를 자주 이용한다. 스프를 만드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재료들을 큼직히 썰어 스프와 건더기를 떠먹을 수 있게 조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료들을 아무렇게나 잘라 넣고 푹 끓인 다음 블렌더로 갈아서 완성하는 것이다. 우선은 블렌더를 사용하지 않는 레시피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준비할 것은 당연히 토마토. 한두 명이 먹을 분량을 만든다면 4개에서 6개 정도가 필요하다. 국물 맛을 내는 데 치킨스톡이나 소고기 스톡, 혹은 야채 스톡이 필요한데, 스톡을 사용하지 않을 거라면 토마토를 한두 개 더 넣으면 좋다. 감자와 양파, 마늘, 후추, 소금까지 준비하면 끝.

  나는 토마토 껍질 먹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기 때문에 굳이 껍질을 벗겨내는 작업은 하지 않는데, 그 식감을 너무 싫어한다면 껍질에 십자 모양으로 칼집을 내 뜨거운 물을 부어주고 조금만 기다리면 간단하고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제 토마토를 원하는 크기대로 썰어주면 된다. 큼지막하게 썰어 끓이면서 으깨고 싶다면 2-4등분하고, 자잘한 건더기를 원한다면 더 잘라주면 된다. 감자와 양파는 1-2개 이내로 준비해 껍질을 벗겨 깍둑 썰기를 해주고(이것도 역시 취향에 따라), 마늘은 2-3톨 정도 잘게 다져준다.

  재료가 모두 손질되었다면, 스프를 끓이기 적합한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다가 감자, 양파를 함께 볶아준다. 너무 센 불에서 익힐 필요는 없다. 간단히 야채들을 볶아주었다면 이제 토마토를 넣어준다. 토마토에서 적당히 물이 나와 냄비에 달라붙은 감자나 양파를 떼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재료들이 절반 이상 잠길 때까지 물을 부어준다*. 스톡이 있다면 미리 물을 끓여 스톡을 잘 풀어놓은 상태로 준비해두는 게 좋다. 원하는 양만큼 물을 부었다면 뚜껑을 덮고 감자가 적당히 익을 때까지 중불로 끓인다. 끓이는 중간에 토마토가 뭉개지도록 살살 눌러주면 좋다.

  보통 10-20분 정도 끓이면 어느정도 맛이 올라온 스프가 된다. 그때쯤 간을 보고 소금과 후추를 더해주면 완성. 그리 화려한 요리는 아니지만, 기본 재료들이 내는 담백한 맛을 느끼면서 먹다보면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건 금방이다. 여기에 파마산 치즈를 갈아서 더해주고 바게트나 식빵을 구워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

 

*준비한 재료, 원하는 스프의 양에 따라 물의 양은 달라질 텐데, 재료가 모두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주면 그냥 야채가 물에 빠진 모양새가 될 것이다. 많은 양의 국물을 원하더라도 재료가 어느정도 보일 정도로 물을 부어주자. 스프가 너무 되직하다 싶을 때 물을 더해주어도 늦지 않다. 

 

  이상 기술한 레시피는 아주 간단한 버전이고, 혹시라도 더 진하고 되직한 토마토 스프를 원하는 누군가를 위해 두 번째 버전의 토마토스프 레시피를 소개하겠다.  이 레시피에서 필요한 것은 스톡, 양파, 펜넬, 마늘, 토마토(혹은 토마토 퓨레 혹은 홀토마토), 통후추이다. 그리고 블렌더. 

  펜넬은 유럽권에서는 스프를 요리할 때 자주 사용되는 재료이지만 한국에서는 여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양파처럼 뿌리부분을 먹는 것인데,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것이 무와 배추를 합친 것 같은 맛이 난다. 확실히 펜넬을 사용하는 것이 풍부한 맛을 내기에 좋다**.

  토마토는 생토마토도 괜찮지만 퓨레를 사용하는 것이 되직함을 느끼기엔 더 적합하다. 보통 퓨레의 경우 바질 등 향신료가 첨가되어 있어 감칠맛이 더해질 수 있다. 생토마토를 사용할 경우 이번 레시피에선 껍질을 제거하도록 하자.

  양파와 마늘은 같은 분량으로 준비한다. 썬 재료들과 토마토(혹은 토마토 퓨레)를 팬에 넣고 끓인다. 물을 약간 부어주고*** 스톡을 넣어준다(혹은 위에 기술한대로 스톡과 물을 미리 섞어 넣어주어도 된다). 통후추를 몇 알 넣어주고(칼칼한 맛을 원한다면 마음껏. 하지만 통후추는 생각보다 향이 굉장히 강하니 주의할것), 뭉근히 끓여준다.

  재료가 다 익고 맛이 우러나왔을 때쯤 블렌더로 갈아주면 된다. 블렌더로 갈 때, 날에 냄비가 긁힐 수도 있으니 설거지거리가 늘어나더라도 다른 볼에 옮겨 담아 갈아주기를 권한다. 블렌더는 없지만 대신 커다랗고 튼튼한 믹서기가 있다면, 끓인 것을 한 김 식혀준 다음 믹서기에 갈아도 괜찮다(물론 이건 어떤 용도의 믹서기이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무리해서 크기가 작고 날이 약한 믹서기에 갈지는 말자).

  스프가 매끈하게 잘 갈렸다면 냄비에 다시 담아 간을 맞추고 약한 불에 살짝 끓여주면 완성이다.

 

**어찌저찌 펜넬을 준비했다면, 펜넬을 써는 과정에서 두번째 난관을 만날 수 있다. 처음 맞닥뜨리는 사람에게는 도저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질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중간에 있는 심이 굉장이 두꺼운데 그 부분은 그냥 버리면 되고, 심을 중심으로 겉만 잘라서 요리에 쓰면 된다. 

***원하는 농도가 될 때까지.

 


  🍅 오늘의 요리 간단정리 🍅

 

   1. 간단 레시피

 

   준비할 것 : 양파 1개, 감자 1개, 토마토 4-6개, 마늘 2-3톨, 스톡(치킨, 소고기, 야채 등등), 소금, 후추

 

   1. 올리브유를 두른 냄비에 마늘을 살짝 볶다가 양파와 감자를 함께 볶아준다.

   2. 냄비에 토마토를 넣고 더 볶다가 물을 부어준다.

   3. 스톡을 넣고 10-20분간 끓여준다.

   4.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마무리한다.

 

   2. 복잡 레시피

 

   준비할 것 : 양파 1-2개, 토마토 퓨레(혹은 껍질을 제거한 생토마토), 펜넬, 마늘 2-3톨, 스톡, 통후추, 소금, 블렌더

 

   1. 기름을 살짝 두르고 마늘과 양파, 펜넬 썬 것을 볶아준다.

   2. 토마토 퓨레를 넣고 끓이다가 물을 붓고 스톡, 통후추를 넣는다.

   3. 뭉근하게 끓인다.

   4. 맛이 우러나왔을 때쯤, 블렌더로 곱게 갈아준다.

   5. 간을 하고 마무리한다.

 

Posted by 데킬라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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