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들레, 삽살이  

 

 

  고등학생 때 처음 ‘우효’라는 가수를 알게 됐다. 우효가 만든 노래들 중에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는 [민들레]였다.

 

  이 노래를 들으면 산뜻한 기분이 든다. 산책할 때 들으면 좋다.

 

  민들레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꽃들 중 하나이다. 좁은 보도블록 틈으로도 생명을 틔우는 꽃이기 때문에 민들레를 보면 희망이 떠오른다.

 

  고등학생 때 이 노래를 듣고 동명의 단편 만화를 그렸다. 힘든 나날을 보내는 주인공이 길가에 핀 민들레를 보고 희망을 얻는 이야기였다. 만화를 그리는 동안 세상이 온통 노란 꽃밭이었다. [민들레]의 노랫말을 만화로 그리는 작업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땅만 쳐다보며 걸었던 어린 시절엔 길가에 핀 민들레를 많이 봤다. 뿌리도 길지 않은 게 햇빛 더 보려 목만 빼쭉하게 늘린 것이 있었고, 친구들 세 명을 자기 뿌리에 데려와 싱글벙글 웃던 것들도 봤다.

 

  올해 들어서는 민들레가 잘 보이지 않는다.

 

 

우효 - 민들레 앨범커버

 


 Fin.  

Posted by 스파이시 만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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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업 일기, 삽살이  

 

  저번에 올렸던 작업물에 이어서 이번에도 같은 작품의 원고 일부를 가져왔다.

 

  너무 하나의 작품만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가 지나는 동안 그 작업에만 몰두하는 것도 아닌데, 이도 저도 아닌 뒤척임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다.

 

  ‘잘 그린 낙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어렸을 때는 종이와 펜만 있으면 아무거나 그렸었는데, 새 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과제와 정기프로젝트 이외에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짬이 날 때마다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이 필수적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한 적이 있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아니다’였다. ‘하는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생각은 사실 지금도 변하지 않았지만,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하나의 작업만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채우기가 버거워졌다. 따라서 다음부터는 내가 즐겨 듣는 음악의 앨범커버나 마음에 드는 영화 장면 같은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서 올릴 생각이다.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활동이 나의 하루를 조금 더 의미 있고 다채롭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Fin.  

Posted by 스파이시 만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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