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요리] 이탈리안 카르보나라
스파이시 바나나/[오늘의 레시피] 데킬라뮬 (끝) 2021. 1. 26. 21:39 |오늘 소개할 레시피는 카르보나라. 흔히 카르보나라 하면 하얀 크림에 베이컨 양송이 등등이 들어간 크림 파스타를 떠올리는데, 사실 이탈리아에 뿌리를 두고 있는 카르보나라에는 크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달걀과 치즈를 섞어 만드는 레시피가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한 번 맛을 보면 두고두고 생각나는 요리이니 특별한 날 애정하는 사람들에게 대접해보기를 추천한다.
오리지널 레시피는 이탈리아식 햄인 곤살레(Guanciale)-돼지고기 뺨으로 만든 햄이다-와 이탈리안 치즈 페코리노 로마노(pecorino romano)가 주가 된다. 하지만 이 재료들을 구하기 힘들다면 대체할 수 있는 햄과 치즈로 만들어도 괜찮다. 곤살레의 대체제로는 지방부분이 두터운 건조하고 단단한 햄 종류를 사면 되는데, 한국의 일반 마트에서 그런 햄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가장 최후의 선택은 베이컨이다. 제대로 된 카르보나라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베이컨처럼 훈제된 고기는 쓰지 않는 게 좋지만, 재료를 정 구할 수 없다면 어느정도 감수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베이컨을 사야 한다면 그 중에서도 살코기 부분보다 하얀 지방 부분이 더 넓은 베이컨을 사는 것이 좋다. 카르보나라를 만들 때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이 지방에서 나오는 기름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페코리노 치즈의 대체제로는 파마산 치즈**가 있다. '단단하고 짠' 치즈가 핵심이다.
파스타 면으로는 기다랗고 얇은 일반 스파게티 면이 가장 적합하다. 햄과 치즈, 면을 제외하고 필요한 것은 후추, (2인분 기준으로) 계란 3-4알. 거의 날계란인 상태로 먹어야 하니 가급적이면 신선한 계란을 사용하도록 하자.
*베이컨을 사용한다면 곤살레나 곤살레 비슷한 종류의 햄들이 갖고 있는 특유의 향과 버석버석한 식감 등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한다.
**피자를 주문하면 동봉되어 오는, 곱게 갈린 그런 파마산 치즈는 절대 피하길.
재료가 다 준비되었다면 우선 치즈부터 갈아준다. 개인적으로 2인분을 만들 때 양손 가득 들어오는 양이 될 때까지 갈아주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다. 갈린 치즈를 계란물과 함께 섞어야 하니 이 점을 유념해서 준비하면 된다. (다시 말하면, 계란물에 다 잠기지 못할 정도로 과하게 준비하면 다소 곤란하다.)
이제 햄을 1센치 간격으로 잘라주고, 넓고 오목한 팬***에 볶아준다. 불은 약불에서 중불로 유지해 햄이 너무 바싹 타지 않도록 한다. 햄에서 기름이 충분히 나올 때까지 볶아주는 동안(만일 햄에서 나온 기름이 충분하지 않다 싶으면 일반 기름을 조금 둘러주면 된다), 냄비에 면 삶을 물을 끓인다. 파스타 면이 완전히 잠길 정도로 넉넉히 물을 부어주어야 면이 맛있게 익는다. 물이 끓으면 면에 간이 되도록 소금을 쳐 주고 면을 삶는다. (파스타 면 양은 개인의 불가침 영역에 가까우므로 알아서 삶도록 하자. 100원자리 동전 크기가 1인분이라는데, 개인적으로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포크질 몇 번 안에 끝나는 게 1인분일 리 없다.)
햄에서 기름이 충분히 나왔다면 팬을 불 위에서 치워놓고, 준비해둔 계란을 풀어 계란물을 만들자. 계란을 노른자만 써야 한다는 레시피도 있는데, 그렇게 만들었을 때 남은 흰자를 어디 쓸 데도 없고, 또 계란 노른자만으로는 물이 너무 적어 치즈와 잘 섞기가 힘들기에 나는 그냥 계란 전체를 다 쓴다. 그래도 맛은 좋았다. 계란을 풀어준 물에 후추와 준비해둔 치즈를 잘 섞어준다. 치즈가 덩어리로 너무 뭉쳐있지 않는 정도로만 풀어주면 된다.
면이 잘 익었다면 한쪽으로 치워둔 팬에 면을 옮겨 담아준다. 면수는 버리지 말고 남겨둔다. 면을 다 옮긴 다음에 팬에 있던 기름과 면을 골고루 섞는 데 면수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면과 볶아놓은 햄, 기름을 섞어줄 때 면이 너무 뻑뻑한 느낌이 들면 면수를 한 국자 부어서 함께 섞어주면 된다(이것이 면을 삶을 때 소금을 쳐야 하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다).
그 다음으로 준비해 둔 치즈와 섞인 계란물을 부어주고 빠르게 섞는다. 중요한 것은, 면을 팬에 옮겨담는 과정부터는 불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팬을 불 위에 계속 올려놓고 조리하면 면수도 금방 증발되어 버리고 무엇보다 계란물과 섞어줄 때 계란이 금방 익어 면에 달라붙어 버린다. 마지막으로 입맛에 따라 후추와 소금을 더 뿌려주면**** 완성.
***나중에 면을 팬에 옮겨담아 섞어주어 햐므로 면 양에 따라 팬의 크기를 결정하길 바람.
****이미 햄과 치즈가 갖고 있는 염분 때문에 추가로 소금을 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간은 맞지만 그래도 싱거울 경우엔 소금을 더 쳐 주면 된다. 후추 역시 개인의 취향에 따라.
2. 햄은 작게 썰어 팬에 충분히 기름이 나올 때까지 중약불로 볶아준다. 3. 면 끓일 물에 소금으로 간을 하고 면을 삶아준다. 4. 팬을 불 옆으로 치워두고 다 익은 면을 팬으로 옮긴다. 면수를 반에서 한 국자 넣고 햄, 기름과 함께 잘 섞어준다. 5. 팬에 치즈와 섞은 계란물을 부어주고 빠르게 섞는다. 6. 취향에 따라 소금과 후추로 추가로 간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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